트럼프 호르무즈 20% 통행료, 한국 기름값도 오를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화물가액의 20%를 부과하겠다는 방안을 꺼냈습니다.

미국이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대신, 이에 들어가는 비용을 선박과 화물에 부과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발언 직후 국제유가는 5% 넘게 상승했고, 세계 주요 증시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특히 한국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국가입니다.

그렇다면 호르무즈 20% 통행료가 실제로 시행되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20% 오르게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통행료 20%가 주유소 기름값에 그대로 더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통행료가 실제로 시행되거나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선박 운항이 줄어든다면 국제유가와 운임, 보험료가 함께 오르면서 한국 기름값에도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발표한 호르무즈 20% 통행료란?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7월 13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호하고, 이 해협을 지나는 화물에 20%의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20%는 선박의 통행 횟수에 따라 일정 금액을 받는 일반적인 도로 통행료와는 다릅니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의 가치에 일정 비율을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은 이 비용을 선박 보호와 항로 안전 확보에 사용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현재까지 비용을 누가 내는지, 어떤 화물에 적용되는지, 어느 기관이 징수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실제 시행이 시작된 확정 제도라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정책 구상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20% 통행료가 기름값을 20% 올린다는 뜻은 아니다

호르무즈 20% 통행료라는 표현만 보면 국내 휘발유 가격도 20% 오를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물가액에 부과하는 비용과 한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원·달러 환율, 세금,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유통비용 등이 합쳐져 결정됩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그 비용이 원유 생산국과 화주, 선사, 정유사 사이에서 어떻게 나뉘는지에 따라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선박 운항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비용 일부만 운임에 반영된다면 국내 기름값의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통행료와 함께 선박 보험료와 운임이 크게 오르고 원유 공급량까지 줄어든다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가격도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20%라는 숫자 자체보다 실제 통항량과 원유 공급이 얼마나 줄어드는지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20% 통행료가 한국 주유소 기름값에 미칠 영향을 설명한 이미지

호르무즈 해협은 왜 국제유가를 움직일까?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좁은 바닷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이 생산한 원유와 LNG 상당량이 이곳을 통과합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2024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평균 약 2,000만 배럴로, 세계 석유류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해협에서 선박 한두 척의 운항이 늦어지는 것만으로 세계 원유 공급이 곧바로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군사 충돌이나 통행 제한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 시장에서는 앞으로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먼저 반영됩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통행료와 이란 선박 봉쇄 발언 이후 국제유가는 5% 이상 상승했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아직 실제 공급량이 크게 줄지 않았더라도 위험이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유가에 이른바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붙는 것입니다.

선박 통행량은 이미 줄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가스운반선의 움직임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선박들은 공격 위험을 피하기 위해 운항을 늦추거나 위치추적 장치를 끄고 이동하고 있습니다.

일부 선박은 해협을 통과하는 대신 오만만에서 다른 선박으로 화물을 옮기는 선박 간 환적을 선택하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로이터가 해운정보업체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항량은 약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주말에는 LNG 운반선의 통항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통행량이 줄면 원유 가격뿐 아니라 선박 운임과 전쟁위험보험료도 오를 수 있습니다.

정유사는 같은 양의 원유를 들여오더라도 이전보다 더 많은 운송비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되고, 이러한 비용이 장기간 이어지면 석유제품 가격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얼마나 의존할까?

한국은 국내에서 필요한 원유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합니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공개한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이 수입한 원유의 약 61%와 나프타의 약 5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각종 화학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핵심 석유화학 원료입니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의 문제가 장기화되면 자동차에 넣는 휘발유와 경유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항공유와 선박용 연료, 석유화학제품, 포장재와 운송비 등 다양한 분야의 비용이 함께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업의 생산비와 물류비가 오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식품과 생활용품, 택배비 등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주유소 가격은 언제 오를까?

국제유가가 상승했다고 국내 주유소 가격이 그날 바로 같은 폭으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정유사들은 기존에 확보한 원유와 재고를 사용하고 있으며,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환율 변화를 공급가격에 반영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정유사가 공급가격을 조정한 뒤에도 각 주유소가 기존 재고를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판매가격에는 시차가 발생합니다.

통상 국제유가의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까지 약 2~3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유가가 짧은 기간 급등하거나 정부가 공급가격을 조정하면 반영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중동 긴장이 곧 완화되고 국제유가가 다시 내려가면 국내 기름값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주유소 가격이 바로 20% 뛰는 상황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원·달러 환율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원유는 국제시장에서 주로 달러로 거래됩니다.

국제유가가 같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하는 비용은 커집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처럼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국내 수입비용을 밀어 올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다소 오르더라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줄일 수 있습니다.

한국 기름값을 확인할 때 국제유가만 보지 말고 원·달러 환율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가 상승을 막아줄까?

2026년 7월 현재 정부는 중동 정세로 인한 기름값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6월 27일부터 적용되는 제7차 최고가격에서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을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으로 정했습니다.

다만 이 가격은 주유소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최종 가격의 상한선이 아닙니다.

정유사가 주유소나 대리점에 공급할 때 적용하는 가격입니다.

주유소 판매가격에는 운송비와 임차료, 인건비와 마진 등이 더해지기 때문에 지역과 주유소에 따라 실제 가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 국내 공급가격이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유가와 운송비가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정부도 공급가격 상한과 유류세 정책을 다시 조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최고가격제가 단기 충격을 줄일 수는 있지만, 장기간 이어지는 원유 공급 부족까지 완전히 막아주는 제도는 아닙니다.

통행료가 실제 시행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만으로 미국이 곧바로 모든 선박에서 20%의 비용을 걷을 수 있는지는 불확실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으로, 국제법상 선박의 통과 권리가 인정되는 지역입니다.

국제해사기구는 국제해협에 특정 국가가 강제 통행료나 차별적인 통항 조건을 부과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미국이 어떤 법률과 국제협약을 근거로 비용을 징수할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선박회사와 산유국, 원유 수입국의 반발도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번 방안은 실제 징수제도가 완성됐다기보다 이란에 대한 압박과 미국의 해상 보호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협상 카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시행 여부를 판단하려면 미국 정부의 공식 행정조치와 국제해사기구의 대응, 주요 선사와 산유국의 입장을 더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 기름값은 세 가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첫 번째는 통행료가 시행되지 않고 군사적 긴장도 빠르게 완화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국제유가에 붙었던 위험 프리미엄이 줄면서 국내 기름값에 미치는 영향도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해협은 계속 열려 있지만 통행료나 선박 보험료가 실제로 오르는 경우입니다.

원유 수송은 유지되더라도 정유사의 수입비용이 늘면서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해협 통항이 장기간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단순한 통행료보다 원유 공급 부족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국제유가와 운임,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주유소 기름값뿐 아니라 항공료와 물류비, 석유화학제품과 생활물가까지 폭넓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원유 수입 다변화는 충격을 줄일 수 있을까?

한국 정부와 정유업계는 중동 사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는 원유 도입 경로를 늘리고 있습니다.

북미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원유를 추가로 들여오고, 산유국의 육상 파이프라인과 대체 항만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4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경로를 통해 약 2억7,3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입처가 다양해지면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해지더라도 한국이 당장 원유 부족에 빠질 위험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먼 지역에서 원유를 들여오면 운송기간과 운임이 늘어날 수 있고, 국내 정유시설에 적합한 원유 종류를 확보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수입 다변화는 공급 중단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운송비 증가까지 완전히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지금은 20%보다 실제 통항 여부를 봐야 한다

호르무즈 20% 통행료가 발표됐다고 해서 한국 기름값이 곧바로 20%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징수 방식과 시행 시기, 법적 근거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계 원유의 핵심 수송로에서 새로운 비용과 군사적 위험이 동시에 커졌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한국 기름값에 실제 영향을 줄 핵심 변수는 통행료 숫자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 국제유가, 선박 운임과 보험료, 원·달러 환율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빠르게 완화되고 선박 운항이 정상화된다면 국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통항 감소가 장기화되고 국제유가와 환율이 함께 오른다면 몇 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극적인 20%라는 숫자만 보기보다 오피넷의 국내 유가와 국제유가,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 조정 내용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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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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